[앵커]
아는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법조팀 김정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1] 김 기자, MZ조폭이라고 하니까 나이가 어릴 것 같다는 느낌은 드는데, 기존 조폭과 다른 점이 있습니까?
예전 조폭은 보스를 중심으로 행동대장과 조직원까지 계보가 그려집니다.
조직 내부의 위아래가 명확했던거죠.
그런데 MZ조폭은 다릅니다.
비슷한 나이의 또래끼리 모여서 집단을 이루는게 눈에 띄는 차이점인데요.
이번에 출국금지된 MZ조폭들은 95년생, 28살로 전원이 같은 나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형님 동생 하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동업자 관계로 이뤄진 집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지역 기반의 무슨파, 라고 부르는 이름조차 없습니다.
이들 중에는 갓 성인이 된 04년생도 있었습니다.
또 하나 크게 다른 점이요.
과거 조폭들은 보스가 조직원에게 생활비를 챙겨주는 방식이었잖아요.
조직원은 이익을 분배하는 두목에게 충성하는 거죠.
그런데 MZ조폭은 누가 누굴 챙겨주기 보다는 개인이 알아서 수익을 가져가는 수평 구조입니다.
[질문2] 들어보니 예전 폭력조직과는 많이 다른데, 그럼 MZ 조폭은 어디서 수익을 냅니까.
네, 예전 조폭들은 유흥업소장을 관리하거나, 재개발 사업같은 토건 이권 사업에 뛰어들어 이익을 챙겼는데요.
주로 '구역' 개념이 명확하고 특정 지역의 사업에 개입하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기존 조폭들이 수사를 받고 조직이 와해되면서 그 빈자리를 새롭게 치고 나온게 MZ조폭들입니다.
다만 사업 방식은 좀 다릅니다.
가상화폐 종목을 추천하는 코인리딩방을 개설해 투자자를 속이기도 하고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성매매도 최근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은밀히 관리를 하는 형태입니다.
예전처럼 굳이 사무실을 차리거나 한 지역을 기반으로 모이지 않아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조성된 겁니다.
[질문3] 듣다보니 좀 걱정스러운데요. 두목도 없고, 위아래도 없는 조직인데, 어떻게 세력을 불려가는겁니까.
지금 보시는게 MZ조폭들이 직접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사진들인데요.
온 몸이 문신으로 덮여 있고 유흥주점에 술을 깔아둔 채 세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드러내며 젊은 층의 환심을 사는 건데요.
온라인으로 조직이 형성되면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결속을 다지기도 합니다.
[신준호/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지난 6월)]
"또래 모임이라는 것을 개최해서 같이 합종연횡을 하는 그런 행태입니다. 자기가 소속된 조직의 세를 과시하기도 하고 또 전국 단위로 상호 연대를 강화해서 세력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질문4] 예전같은 계보가 없는 조직인데, 그럼 수사기관은 어떻게 잡습니까?
네, 예전엔 '무슨 파 일망타진' 이런 식의 보도를 볼 수 있었죠.
지역을 기반으로 한 폭력조직을 잡고 수사를 벌이면 각종 불법행위를 한 번에 적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MZ 조폭은 물리적 공간이 아닌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합되기 때문에 수사도 온라인상의 단서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폭력조직에 대한 동향파악도 쉽지 않아서, 경찰이나 검찰에 도박장 개설이나 금전갈취 같은 사건이 들어오면 일단 조직화된 범죄가 아닌지 일종의 '크로스체크'를 하는 방식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정근 기자 rightroot@ichannela.com